경주 여행 시작 1
사진 파일명을 보니 2016년 2월 19일이다. 무슨 생각으로 혼자 여행을 가려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설에 받은 용돈이랑 장학금 받은 돈이 좀 남았었다. 그 돈으로 바로 생각한 게 경주-부산 여행이었다니.
기록을 남긴 여행은 이 여행이 처음이니 이 여행부터 쓴다.
- 시작
여행을 가는데 사람마다 스타일이 갈린다는데 난 철저한 계획파라는걸 이때 깨달았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고 무엇을 할지.
여행을 가면 모든 경험들이 처음이기 때문에 계획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어쩌다 보니 경상도 쪽을 갈 일이 없었다.
그 흔한 경주 수학여행도 학교를 잘 만난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곳으로 갔다.
경주와 부산을 선택한 이유다.
- 여행
19일 금요일 아침 경주로 출발해서 점심쯤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탈지 걸어갈지 고민했었는데 그냥 걸어갔다.
4인실을 예약했는데 사람이 없어서 6인실에 4명이 묵었다.
그 때문에 6인실 요금으로 바뀌어서 2천원인가를 환불해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조용했고 시설도 좋았다. 사장님 설명도 좋았다. 짐을 대충 놓고 나왔다.
카카오 맵을 켜고 걷기 시작했다.
고분을 처음 보고 생각보다 너무 커서 놀랬다. 여러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안쪽은 조그만 박물관처럼 되어있던 걸로 기억한다. 실제 무덤 주인도 볼 수 있었고,
고분 쪽이랑 천마총까지는 큰 공원처럼 되어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첨성대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나와서 첨성대가 있는 쪽으로 건너가는 길에 붕어빵이 있어서 사 먹었다. 5개에 2천원이었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첨성대. 실물로 처음 보았고, 그랬다.
다음 목적지를 보니 조금만 걸어가면 안압지가 있었다. 바로 걷기 시작했다.
예뻤다. 사진을 너무 조금 찍은 게 아쉬울 뿐이다. 밤에 보는 야경도 이쁘다던데 그것도 아쉽다.
방금 생각났는데 안압지보다는 월지라고 하던데 명칭이 언제 바뀌었지?
안압지를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를 찾아보니 근처에 황룡사지랑 경주박물관이 있었다.
거리와 시간을 생각하여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문화재들을 봤다.
이건 딱 보고 너무 신기했다.
이건 황룡사 9층 목탑 위에 있던 거라고 기억나는데 엄청 컸다.
저만한 게 지붕 위에 올라갈 정도면 목탑은 얼마나 높았는지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 유명한 에밀레종.
여기까지 왔더니 5시 반이었다. 박물관은 6시에 닫아서 좀 급하게 움직인 걸로 기억한다.
다시 황룡사지로 가기엔 시간도 늦었고 힘들었다.
이제 다시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사람도 없고 분위기가 좋길래 이 곳으로 들어왔었다. 지금 지도를 보니 경주월성이네.
여기랑 계림도 가서 둘러봤고, 석빙고도 한 바퀴 돌았다. 사진은 왜 안 찍었는지 모르겠다.
돌아가는 길에 첨성대에 조명이 켜져 있어서 잠깐 구경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가방만 놓고 나왔다.
저녁 먹을 데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딱히 마땅한 곳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겨울이라 그런가 금요일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았다.
경상도에서 먹어야할 음식을 미리 찾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밀면이었다.
다행히 근처에 밀면 가게가 있어서 들어갔다.
좀 허름했고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계셨던 걸로 기억한다.
가격은 6천원이었나? 맛은 물냉면 비슷했다.
저녁을 먹고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서 짐 정리를 하고, 샤워를 했다.
게스트하우스 로비에는 간단한 주방과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컴퓨터도 있었다.
컴퓨터로 다음날 불국사, 석굴암에 가는 방법을 다시 찾아보았고 잤다.
이 날 딱 하나 아쉬운 게 있었는데 같이 자는 사람 중에 한 명이 코를 골았다.
미치는 줄 알았다....